부산 동래시장 칼국수 (Feat. 전통손칼국수)

손님이 많아질까 봐 고민한 맛집을 소개한다. 원래는 이 집도 신가네 떡볶이집처럼 내가 알게 된 지 20년이 넘은 가게인데, 그 가게 사장님과 아주머니가 새로운 청년 사장님한테 비법을 전수해 주셔서 30년 전통 칼국수집 바로 옆에 새롭게 청년사장님이 가게를 차리셨다. 밑에 보이는 검은색 옷을 입고 계시는 사장님이 있는 가게이다.

원래 아저씨 아주머니가 하던 곳이랑의 맛차이가 약간은 있는데, 많이 다니다 보니까 칼국수도령? 님이 하시는 곳에 내 입맛이 길들여졌다. 말이 전통 시장칼국수지 진짜 왠만한 곳에서 비싼 돈 주고 먹는 칼국수 보다 훨씬 낫다.

요즘 배달음식의 퀄리티에 진절머리가 나서 열받은 나에게 정말 휴식처와도 같은 곳이다. 맛이며 가격이며 심지어 사장님이 친절도 하시다. 흰옷을 입고 온다면 먼저 앞치마를 권하시기도 하고... 아무튼 특유의 친절함이 있으시다.

손칼국수는 면발부터가 정말 쫄깃쫄깃하고 면에도 간이 잘 되어 있다. 국물은 '칼국수의 정석'이 있다면 이맛이 아닐까 생각드는 '딱' 떠오르는 그런맛이다. 깍두기도 칼국수와 잘 어우러지는 정도로 잘 익어서 먹다보면 한접시 추가는 기본이다.

비빔칼국수는 손칼국수와 면발 굵기부터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손칼국수가 훨씬 더 두껍게 쓸어져서 들어가 있는 편이고, 비빔칼국수는 비빔양념이 잘 섞이게 국물칼국수보다는 더 얇게 잘라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비빔칼국수 같은 경우는 저 야채들과 면이 섞여 아삭아삭한 식감과 매콤새콤달콤한 조합이 정말 일품이다.

이 가게에 간다면 손칼국수와 비빔칼국수는 반. 드. 시. 먹어보길 권한다. 김밥도 정말 고소해서 칼국수와 너무 잘 어울리지만, 칼국수 양 자체가 워낙 많기 때문에 욕심내서 2줄 시키는 것은 금물이다. 한 줄 시켜서 먹고 두 줄 정도 포장이 좋다.

이집 손칼국수는 취향에 따라서 청양고추를 더 넣어 얼큰하게 먹을 수 있는데, 놀란 것은 소분되어 있는 청양고추가 진짜 딱 봐도 엄청 싱싱하다는 것! 그리고 매운 걸 좋아하는 내가 눈치 안 보고 맘껏 넣어 먹을 수 있어서 좋다.

생수통에는 생수가 아닌 보리차가 들어가 있다. 심지어 이 보리차도 고소하고 맛이 있다. 왜 맛집은 도대체가 모든 것들이 다 조화로운지 의문까지 들정도.

너무 맛있어서 거의 2달 동안 시간 내서 매주 한번씩 갔던 적이 있는데, 먼저 인사를 드리니 못 알아봐서 죄송하다고 김밥을 서비스 주셨다. 나는 너무 고마워서 김밥 2줄 더 포장해달라고 하고 들고 집에 갔던 추억도 있는 맛집이다. 칼국수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반드시 한번 꼭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나중에는 계속 생각나는 '칼국수 맛있는 집'이 될 것이다.

그리고 기분 탓일지는 모르나 사장님이 계실 때 가는 게 더 맛좋은 칼국수를 먹을 수 있다. 사장님 점심시간은 2~4시 사이인듯 하다.

2023.01.11 - [맛집/부산] - 부산 동래 신가네 떡볶이 (Feat. 호떡, 만두, 김밥, 오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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